동물권단체들이 소싸움을 국가가무형유산으로 지정하는 것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동물자유연대,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해방물결, 채식평화연대, 녹색당, 녹색당 동물권위원회 등 5개 동물권단체와 정당은 24일 국가유산청에 소싸움 국가무형유산 지정을 반대하는 시민 서명 5500여 건을 전달했다.
앞서 지난 1월 당시 문화재청이었던 국가유산청은 '2024년도 국가무형유산 지정 조사 계획'에 소싸움을 포함시켰다.
이에 대해 소싸움이 '정당한 이유 없이 동물에게 고통을 주는 학대행위'라는 비판이 이어지자 국가유산청은 "국가무형유산 지정가치 조사와 무형문화재위원회 심의 절차를 통해 검토하겠다"는 유보적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소싸움을 국가무형유산 지정 조사에서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여서 동물단체와 녹색당 등은 소싸움 국가무형유산 지정 조사 전면 철회를 요구해 왔다.
이에 동물권단체 등은 이날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조사에 소싸움을 제외하지 않은 데 대한 시민들의 반대 여론을 국가유산청에 전달한 것이다.
서명에 참여한 시민들은 "초식동물인 소를 싸우게 하기 위해 가혹한 훈련을 시키고, 강제로 싸움을 붙이는 과정 모두 소에게 고통을 준다", "쓸모가 없어진 싸움소 대다수가 도살당하는 등 소싸움은 동물학대에 불과하다" 등의 의견을 나타냈다.
동물단체와 녹색당 관계자들은 이날 전북 전주에 위치한 국가유산청에 방문해 서명부를 전달하고 국가유산청 관계자와 면담을 진행했다.
동물단체와 녹색당 관계자들은 "동물보호법은 도박, 광고, 오락, 유흥 등의 목적으로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음에도 이 모든 요건에 해당하는 소싸움만은 예외로 두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면서 "민속 경기라는 이유로 법이 정한 동물학대 금지 조항에서 예외를 두기에는 당위성이 없고, 인간의 즐거움을 위해 동물에게 고통을 주는 행위는 전통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들은 "동물의 본성에 반해 인위적으로 싸움을 붙이고, 이를 인간의 오락으로 즐기는 소싸움에서 일말의 역사적·예술적·학술적 가치는 찾을 수 없다"며 "국가유산청은 시대의 변화와 시민들의 반대 여론을 수용하여 소싸움 국가무형유산 지정 절차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이번에 전달받은 서명부 역시 조사 과정에서 반대 및 우려의 목소리로 수렴하여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